문재인 정부의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을 지내다 지난해 말 사퇴한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사진)가 정부와 재계 간 대화가 부족하며, 특히 재계가 좀 더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비영리단체인 미국외교협회, 아스펜인스티튜트, 마쓰시타정경숙처럼 정치권과 재계가 국가적 문제를 놓고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수 있는 기구를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업인들의 모임인 바른경제동인회 조찬강연에서 “평소 정부와 재계 간 대화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직을 사퇴한 이후 대외 강연을 자제해왔다.
서강학파, 보수경제학자로 분류되는 김 교수는 “현 정부 정책 결정자들과 재계가 갖고 있는 시장경제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크다”며 “자주 만나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입장을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영논리가 너무 심하고 정책 입안자와 정책 대상자, 같은 정책 입안자인 부처 간에도 소통이 잘 안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결국 유연성의 문제인데 대화를 어떻게 활성화시킬 것인가, 이를 통해 다양성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를 고민해야 우리 사회가 처한 많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외교 면에서는 미국외교협회처럼 기업들이 가진 외교 정보를 정부와 공유해 정부를 도울 필요가 있다”며 “그럴 경우 사회적으로 기업이 국익을 위해 중요하다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생기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또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아스펜인스티튜트는 1년에 2차례씩 정부와 기업의 정책 관련 전문가들을 모아 2박3일간 브레인스토밍을 한다”며 “서로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인식의 폭이 넓어지고 이해의 폭이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차세대 지도자를 육성하는 한국판 마쓰시타정경숙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일본의 마쓰시타정경숙은 마쓰시타(현 파나소닉)의 창업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1979년 설립한 정치학교로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 등 정치가를 많이 배출해냈다. 김 교수는 “정치인들이 글로벌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기업이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투명하게 운영한다면 (국익을 위해) 문제 될 게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보니 현 정부가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현 정권은 제한된 경험의 범위를 갖고 있는 사람이 많은 만큼 재계가 이들과 만나 글로벌 경영 차원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꾸준히 설명했다면 지금과 같은 우려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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