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GM, 포드, 휴렛패커드(HP), P&G, 켈로그, 제록스 등은 급료체제의 공통점이 있다. 이익공유제다. 이익공유제란 기업이 결산을 한 뒤 남은 이익을 임직원들에게 이익배당으로 돌려주는 제도다.
박종규 바른경제동인회 회장(83·KSS해운 고문)은 1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이익공유제를 경영인들에게 설명하면 파격적이라고 하는데 이는 몰라서 하는 소리”라며 “국내 기업들이 도입하지 못하는 것은 투명성에 대한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후보자였던 힐러리 클린턴이 이익공유제 확대를 공약 1호로 제시했을 정도로 미국에서는 일반적이다. 박 회장은 “미국같이 주주자본주의가 강한 나라들도 자진해서 도입하는 제도”라며 “한국은 ‘주주자본주의 원리’만 들고 들어와 ‘주주가 아니면 이익배당을 못한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데 그걸 깨야 한다”고 말했다.
이익공유제에서 말하는 종업원 이익배당은 사실상 성과급과 같은 개념이다. 하지만 임금협상을 통해 성과급을 사전에 확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실적과 연동해 지급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 결산이 투명해야 한다. 이익공유제는 기업의 성과를 적극적으로 종업원들과 나누겠다는 취지여서 ‘공유자본주의’의 대표 사례로 손꼽히지만 국내에서는 DY(동양기전), KSS해운 등 일부 회사만 도입했다.
박 회장은 “미리 성과를 추정해서 성과급을 확정하면 결산서를 왜곡해 기업이 비자금을 조성할 수 있는 여지를 주게 된다”며 “종업원들도 열심히 일할 유인이 없어 프리라이더(무임승차자)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KSS해운이 2014년 도입한 이익공유제는 고정상여금 600%를 기본으로 하되 400%는 고정적으로 지급하고, 200%는 성과에 연동해 이익배당을 주는 방식을 택했다. 임직원 입장에서는 이익배당으로 200%를 받으면 본전이 된다. 2017사업연도 결산 결과 직원들이 받아간 이익배당은 450%에 달한다. 이익공유제 도입 전(성과급 150%)의 3배로 늘어났다. 이익배당이 늘어난 것은 성과가 좋았기 때문이다. KSS해운의 매출액은 2013년 1187억원에서 지난해 1775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2013년 19.2%에 달했던 선체보험사고율은 2015년 이후 3년 연속 0%를 기록했다.
이익배당은 직원 총소득의 30%를 넘지 못하도록 설계됐다. 그 이상이 되면 직원들에게 과도하게 성과를 요구하게 되는 데다 회사 경영이 악화될 때는 직원들의 생계가 곤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이익공유제는 경영이 악화되더라도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적자가 나면 임금이 자동 삭감되기 때문에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버틸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지난 미 대선에서 이익공유제 확산을 위해 이익배당의 15%에 대해 세금 감면을 하겠다는 내용을 공약했다. 박 회장은 “리베이트를 주지 않고는 사업하기 힘든 경우가 많아 비자금 유혹이 있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이익공유제를 도입하기는 어렵다”며 “정부가 종업원 이익배당에 세금 감면 등의 지원을 해주는 방식으로 이익공유제 도입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상공인 모임으로 출발한 바른경제동인회는 정도경영을 통해 균형 잡힌 시장경제를 구축하려는 의지를 가진 기업인과 각계 전문가의 모임으로 1993년 설립됐다. 조순 전 부총리가 명예회장이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5012240005&code=100100#csidxe465f39796ac171b2746bac0c8487ff |